in 종교

시험대에 오른 대한성공회의 의회정치

성공회에는 평신도원, 성직자원으로 구성되는 양원제 의회제도가 있다. (의회는 교구마다 있고, 모든 교구의회원이 모이면 관구의회가 된다.) 각 개교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세 명씩 대의원이 선출되어 평신도원을, 당연하지만 성직자들이 성직자원을 구성한다(교구장주교와 보좌주교는 주교원이 된다). 이 의회에서 투표를 통해 피선주교를 선출하고, 피선주교는 사도적 계승을 잇는 주교서품식과 승좌식을 거쳐 주교가 된다. 그래서 성공회를 의회의 교회, 의회의 주교라 한다.

최근 요즘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의회정치는 시험대에 올랐다. 모든 걸 다 끄집어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가만히 있으면 내 속이 터질 것같다.

아래는 대한성공회 성직자원이 낸 성명서다. 성명서는 우편으로 각 교회에 전달되었다.

성공회 교우 여러분께 드리는 글

대한성공회는 이 땅에 전래된 지 126년 동안 비록 작지만, 깨끗하고 건강한 교회,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는 모범적인 교회로 서기 위하여 노력해 왔습니다. 또한 포용과 중용의 전통으로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사회와 역사 속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서울교구 내 구리요양원 사태와 달개비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부정과 불투명한 일처리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교회의 모든 지체들이 큰 실망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으며, 교회와 성직자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고 있음을 목도합니다.

이에 서울교구 성직자 모두는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이렇게 위기에 빠지고 지탄받게 된 것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이러한 진통을 우리 교회가 더욱 성숙한 교회로 한 단계 나아가는 뼈아픈 기회로 삼고자 아래와 같이 교우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첫째, 서울교구 성직자들은 이 모든 일들이 성직자들의 침묵과 타성, 무책임으로 인해 일어났음을 고백하며, 주님 앞에 회개하고 모든 일이 해결되고 정상화될 때까지 무릎 꿇고 기도하며, 진상을 밝히고 앞장서서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서울교구의 재정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을 통해 교회의 모든 일이 오직 하느님나라의 확장이라는 본래의 선교적 목표아래 이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고, 새로운 서울교구장이 취임하는 2017년을 우리 안에 지난 구습을 극복하여, 이 땅에 대한성공회가 새로이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이자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인 대한성공회가 혼란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잃지 않도록 주님의 도우심을 간구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와 회개를 받으시고, 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통해 당신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뜻을 우리가 잘 받들도록 인도하여 주시길 기도합니다. 우리는 서울교구 ‘성직자 실천강령’을 되새기며 교회갱신의 도구, 그리고 평화의 도구로서 우리 성직자들을 사용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평신도, 수도자, 모든 교회들이 대한성공회의 쇄신과 하느님 안에서의 일치를 위해 함께 협력하길 기도하며 이 호소문을 드립니다.

2017년 2월 23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성직자원

이에 부응하기라도 하듯이 평신도원 “임원들”이 성명서를 냈다. 이 성명서는 성공회신문에 게재할 계획이었으나, 거부당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현안에 대한 평신도원의 입장

서울교구 평신도원은 첫째, 교구의 구리시립요양원 운영의 관리 소홀과 성공회 명예훼손, 금전적 손실 둘째, 달개비식당과의 불합리한 공동경영협약서 계약 연장의 업무상 과실과 비현실적인 임대료 책정 및 부당한 배당금 수급 의혹 등에 근거하여 서울교구의 선교와 예배의 정상화를 위하여 서울교구장과 상임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시급히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 요청사항 >
하나, 김근상주교의 교구장직을 사임 권고 요청. 최근의 교구를 둘러싼 몇 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성직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들은 현재 매우 성공회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감이 바닥에 이르고 있어 교구 차원에서의 적절한 해결과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그 일환으로 교구장의 관리 소홀과 금전적 손실, 업무상 과실을 대국적으로 겸허하게 책임지는 차원에서 안타까우나 교구장직을 사임할 것을 요청합니다.

둘, 교구 스탭과 총사제의 책임지는 모습 요청. 최종 책임자는 교구장이나 지금까지의 사태가 진행되기까지에는 자의든 타의든 교구장과 업무를 추진하고 논의해 오는 가운데 일말의 사태와 관련되어 있는 스텝들과 총사제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셋, 상임위원들의 책임지는 모습 요청. 교구의 사업은 법규상 교구상임위원회가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임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상임위원들의 일말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청합니다.

넷, 달개비 특위에 대한 인준과 공동 대처 요청. 여전히 현재 의혹이 일고 있는 달개비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제반 조사활동을 하고 있는 달개비 특위에 상임위원회가 인준하여 힘을 실어주시고 상임위원회와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교구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 드립니다.

다섯, 구리요양원 부담금에 대한 신속한 대책 마련. 부실관리로 인한 법정부당금 상환을 위한 교구와 구리요양원 사태와 관련되신 분들의 책임과 사회선교기관의 재정적 부담과 구체적인 상환계획을 요청합니다.

여섯, 사회선교기관에 대한 점검. 사회선교기관에 대한 점검과 적정한 능력과 규모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새롭게 정리하고 출발할 수 있도록 사회선교기관 성직자와 선교기관 위탁 운영에 대한 공개적이고도 투명한 제도 변화를 요청 드립니다.

일곱, 성공회 정상화를 위한 기도 모임 요청. 성공회에 대한 자존감 상실과 성직자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위로하고 서울교구의 신앙회복을 위한 진정한 회개와 기도를 위한 모임을 마련해주실 것을 요청하며, 개별 교회에서도 회개와 기도모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하나의 방법으로 사순절기간동안 모든 신자들의 12시, 18시 성공회정상화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를 제안합니다.

평신도원 임원들은 이상의 내용이 관철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뼈를 깎는 아픔을 성직자들과 함께 감수할 것이며 서울교구 정상화를 위해 회개하고 성직자들이 온전하게 하느님 사업을 건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도하고 협력할 것입니다.

2017 년 2월 28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평신도원 임원 일동

상임위는 교구장 주교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교구장 주교는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사퇴를 거부했다. 거부해도 하자가 없는 것이, 서울교구의 법규는 교구장 주교를 의회의장과 상임위 의장으로 규정하고 있어, 그가 의안을 거부해도 견제할 기관이 없다. 정부로 친다면 입법부와 행정부의 수장이 같은 셈이다. 교회법에 의한 사법기관은 없다. 이쯤 되면, 의회를 소집해야 할 듯 싶다.

그나마 성공회이기에 성명서라도 낸 것이다 싶기도 하다. 어느 부목사와 전도사가 담임목사 물러나라고 성명서를 내겠는가. 그럼에도 부아가 치민다.

계양교회는 지난 주일, 아침부터 서울주교좌성당 앞에서 벽에 양원의 성명서를 붙이고 시위를 했지만 저들의 외침이 주교에게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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