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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맞이 개꿈

벽두부터 꾼 꿈이 심상찮다. 꿈을 잘 꾸지 않는데, 비교적 생생하기 남아있기도하고, 꿈이 내 밑바닥에 꿈틀거리는 욕망과 의식을 보여주는 창이라면, 내 안의 내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만 같다.

높은 곳에서 내려온다. 가끔씩 꾸는 꿈에서 자주 겪는 한 토막이기는 하지만, 연이어 꾼 꿈과 자연스레 이어지는 듯싶다. 몸 기댈곳 없이 한 발짝만 겨우 디딜 수 있는 창공에서, 나홀로 내려와야만 한다. 겨우 손가락 몇개 비집어 넣을 수 있는 곳에 매달리거나, 잘못 디디면 그냥 떨어져 죽을 상황인 곳에서 저 멀리 뛰어서 건너야 한다거나, 무너져 내리는 비좁은 계단 위에서 다른 곳으로 뛰어넘어야만 살  수 있다거나… 그렇지만 결코 꿈을 깰 때까지 그 바닥에 닿아보지 못한 채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공포와 절망을 겪는 꿈.

그리고, 다 허물어져가는 움막에 사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내가 있다. 그 중에 숨은 현인이 있어, 나에게 꾸지람을 하고는 한다. 나는 모든 것을 다 잊고, 그 공동체(?)에 남기로 한다. 어찌되었든, 그 허름한 곳에 허술하게 사는 사람들이 나 보다 행복해 보이고, 내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남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마음은 홀가분해지고, 내 마음의 절반은 체념, 또 절반은 기쁨이다. 갑자기 난데 없이 (지금보다 젊은) 심상정 의원이 나타났다. (난 정의당원도 아닌데?) 난 무슨 알지도 못할 노래를 지었고, 사람들은 노래를 마음에 들어했다. 그 노랫말이 중요했던 듯한데.

그리고, 예진이와 집으로 돌아오는 꿈을 꾸었다. 돌아오는 길에 금은방이 있고, 난 아무렇지 않게 한 때 고등학교 후배에게 줄 금반지를 산다. 옆에 예진이가 있지만 별로 의식되지 않았다. 동시에 아내에게 사주지도 않은 것을 내가 왜 후배에게 사주는지 갸우뚱해진다. 반지를 사들고 아내를 만난다. 천연덕스럽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그 반지의 진짜 주인은 나타나지 않는다.) 나는 왜 반지를 사는 걸까?

대체로 꿈은 이랬다. 높은 곳에 있었던 것처럼 다리는 힘이 들어가 있고, 기분참 묘하네. 꿈을 잘 꾸지도 않는데, 깨어 일어나니 개꿈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난, 지금 내 삶에서 탈출을 바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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