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을 보내며

인생아 기억하라, 그대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매년 재의 수요일을 맞이하면 배신당한 예수를 떠올린다. 우리 이마에 바르는 그 재,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를 환호하던 군중이 들고 있던 그 가지를 거두어 만든 그 재.

우리의 욕망, 욕심을 잔뜩 그에게 걸어두고, 그를 벼랑 끝에 세워 우리의 왕으로 삼고자 했으나, 그는 끝내 왕이 되기를 포기하고 형장에서 나무에 달려 무기력한 죽음을 맞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는 종려가지를 꺾어 종려주일에 십자가에 걸어둘 것이며, 십자가에 얹혀진 그 가지를 보며 우리의 무지와 욕망, 그를 죽인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기억하겠지…

그의 죽음이 어떠하든, 그의 메시지가 우리 안에 살아나 다시 숨쉬길, 내가 사는 자리에서 그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살았으면 좋겠다.

May the spirit be with you.
Peace be with you.

anglican.kr

https://songpa.anglican.kr

얼마 전에 anglican.kr 도메인 주인이 없어서 대한성공회 송파교회에서 사용하고자 일단 등록해두었는데, 작년까지 대한성공회에서 이 주소를 사용하는 메일 서버가 있었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았다.

좀 당황했다. 관구 차원에서 이 주소를 안 쓰기로 했단 말인 셈. 대한성공회 교인들에겐 skh.or.kr이 익숙할테지만, 외국인들, 비성공회인들에겐 “성공회”라는 용어를 알기 전에는 전혀 성공회의 대표성, 인과성을 갖기 어려운 주소 아니던가. 도메인 주소의 중요성을 정말 모르는 것같다.

죄없는 여인들의 순교

오늘의 사건: 돌이킬 수 없는 최종합의…국제사회서 ‘위안부’ 거론 못할판

오늘은 교회력으로 헤로데 대왕에게 죽임을 당한 아이들을 기억하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 젊은 꽃다운 시절을 성노리개로 살아내야 했던 할머니들을 다시 정치권력이 노리개로 써먹는 것을 보니 씁쓸하다.

신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라 믿고 싶다. 정의의 또 다른 이름이라 믿고 싶다. 폭력과 욕망 앞에서, 사람을 지켜주는 존재라 믿고 싶다. 그저 힘없이 십자가를 지고 무너져 내린 팔레스타인의 청년이 희망을 두었던 이름, 정의라 믿었던 이름은, 그저 힘없이 약한 자들과 같이 있어주기만 한단말인가. 어찌 이리도 가혹할까.


죄없는 어린이들의 순교 /월 /홍

날짜 : 2015년 12월 29일

본기도

주 하느님, 우리가 헤로데 왕에게 학살당한 베들레헴의 죄 없는 어린이들을 기억하나이다. 비옵나니, 모든 무죄한 희생자들을 주님의 자비하신 품에 안아 주시고, 크신 권능으로 악한 폭군들의 흉계를 무너뜨리시어, 이 세상에 정의와 사랑과 평화가 넘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제1독서

예레 31:15–17

15 나 야훼가 말한다. 라마에서 통곡 소리가 들린다. 애절한 울음 소리가 들린다. 라헬이 자식을 잃고 울고 있구나. 그 눈앞에 아이들이 없어 위로하는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가지 않는구나.
16 이 야훼의 말을 들어라. 울음을 그치고 눈물을 거두어라. 애태운 보람이 있어 자식들이 적국에서 돌아오리라.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17 밝은 앞날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분명히 말한다. 너의 자식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리라.

시편 124

1 이스라엘이 하는 말, * “주께서 우리 편이 아니셨다면,
2 원수들이 우리를 치러 일어났을 때 * 주께서 우리 편이 아니셨다면,
3 그들은 달려들어 살기등등하게 * 산 채로 우리를 집어 삼켰으리라.
4 거센 물살에 우리는 휩쓸리고, * 마침내 물에 빠져 죽고 말았으리라.
5 거품 뿜는 물결에 * 빠져 죽고 말았으리라.”
6 주님을 찬미하여라 * 우리를 원수들에게 먹히지 않게 하셨다.
7 새 잡는 그물에서 참새를 구하듯이: 우리의 목숨을 건져 내셨다. * 그물은 찢어지고 우리는 살아났다.
8 주님의 이름밖에는 우리의 구원이 없으리. * 주님은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이시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제2독서

1고린 1:26–29

26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세속적인 견지에서 볼 때에 여러분 중에 지혜로운 사람, 유력한 사람, 또는 가문이 좋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었습니까?
27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혜있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택하셨으며, 강하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28 또 유력한 자를 무력하게 하시려고 세상에서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멸시받는 사람들, 곧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29 그러니 인간으로서는 아무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복음

마태 2:13–18

13 박사들이 물러간 뒤에 주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어서 일어나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알려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하고 일러주었다.
14 요셉은 일어나 그 밤으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15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다. 이리하여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16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몹시 노하였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어 박사들에게 알아본 때를 대중하여 베들레헴과 그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버렸다.
17 이리하여 예언자 예레미야를 시켜,
18 “라마에서 들려오는 소리, 울부짖고 애통하는 소리, 자식 잃고 우는 라헬, 위로마저 마다는구나!”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