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적인, 너무나 남성적인 복음주의(라 쓰고 ‘근본주의’라 읽는다)

번역까지는 아니고, ‘대강’ 읽은 소감을 정리해보면, 이른바 ‘복음주의’적인(이라 쓰고 ‘근본주의’라 읽는다.) 문화는 대체로 남성성에 가까운데, 그 기원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서 찾을 수 있답니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십자가와 칼을 동일하게 여긴 콘스탄틴 체제로 이어집니다. 313년, 콘스탄틴 체제는 여성의 성직을 금지합니다. 칼로 기독교의 적들을 제압하는 시대, 중세까지 이 전통은 이어집니다. 로마 가톨릭은 지금도 여성의 사제서품을 거부합니다.

19세기 후반 빅토리아 시대까지, 여성의 역할은 열등한 것, 잉여로 여겨졌습니다. 그게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무너집니다. 여성에겐 ‘개인적인 영역’인 가정과 교회에서 갖추어야 할 미덕과 겸양이 요구되었고, ‘공적 영역’인 정치와 경제 영역은 남성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는 노동력이 필요했고, 여성들은 자연스레 공적 영역에서도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후광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요?

이에 대한 반동은 근본주의에서 나타납니다. 근본주의는 ‘가족적 가치’와 경건한 순종을 지키도록 (특히 여성에게) 요구합니다. 가족적 가치란, 빅토리아 시대까지 이어진 성역할을 강제하는 것일 뿐입니다. 게다가, 성서에 맞는 도덕이라…

근본주의는 ‘일반 상식’ 선에서 성서 문구 하나하나를 있는 그대로 사실로 여깁니다(전통과 문화, 관습같은 성서가 쓰이던 시대의 정황은 그렇게 모조리 탈색되어버립니다. 박제나 다름없죠). 중세 시대에 기독교가 폭력의 수단으로 칼을 들었다면, 근본주의자들이 가진 칼은 교리 혹은 신조라고 할 수 있죠. 문자그대로 해석해버리는 근본주의의 성서 해석은 여성을 교회 밖, 공적 영역의 밖으로, 가정으로 밀어내 버립니다.

근본주의자들은 교회를 탈여성화하고, 강대상에서 여성을 몰아내고, 성서에 대한 근본주의자의 가정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그들과 다른 신념들은 코드가 맞지 않다는 것은 이유만으로 위협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왜 근본주의가 ‘복음적’이라 여겨지는 지 모르겠습니다. 성서를 문자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려는 무모함, 천박함은 정말 탈레반과 동급이라니까요…

성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거나, 조력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복음주의적인 가치가 남성적이라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갈라디아서 3:28은 이렇게 말합니다: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원문 글은 존 파이퍼의 발언에 대한 응답으로 씌였군요: John Piper wants a “masculine Christianity.” What do you think?

존 파이퍼의 발언을 모두 읽어볼 수 있는 글도 있습니다: John Piper: God Gave Christianity a ‘Masculine Feel’ 존 파이퍼의 해명성 발언도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