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뒤돌아보면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일하고, 퇴근 후엔 아이들 돌보고, 틈틈이 IT와 관련된 잉여짓을 하려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제품의 CC 인증 취득 업무와 관련해서는 생산성은 최고였던 듯싶다. 2014년에서 2015년에 걸쳐서 한 건의 재평가를 마쳤고, 또 다른 재평가 건을 시작해서 마쳤고, 2016년에 마무리 지을 재평가 건이 진행 중이고, 6건의 변경승인이 있었다. 그 외에, 3건의 IPv6 인증을 수행했고, 1건의 GS 인증이 있었다. 팀의 몫이 아니라, 내가 수행한 건수가 그렇다. 팀 전체를 놓고 보면 24건 정도 있었다.

2014년 겨울부터 착실히 준비했던 시험환경 가상화의 덕을 좀 봤다. 어지간한 시험용 머신들을 가상화해놓으니 좀 살 것같다. 시험환경 재구성이 쉬워졌고, 어디 아쉬운 소리할 일이 줄어들었으니 말이다. 입사 후 내 손을 거치며 맛이 간 시험용 노트북이 2대다. 노후화로 인한 문제였지만, 시험환경 구성에 많이 인색했던 듯 싶어 이참에 가상화해서 필요할 때마다 가상 머신 인스턴스를 늘려나갔다.

그리고, 좀 멍청하게 일하기도 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야근해놓고 ERP에 입력하지 않아 받지 못한 수당이 몇십만원있다. 기억력이 문제다. 야근하면 ERP에 입력해야 한다고, 팀원들이 이야기해줬다는데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있었나?’ 싶을 지경이니 회사에 따지기도 힘들 듯. 개발자들에 비하면 야근은 적은 셈이었던 것으로 위로를 삼아야 하나. 아뭏튼, 요즘은 야근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사전/사후 재가를 받아 근무 후 ERP에 반드시 입력한다. 하지만 나이탓이라고 하기엔 기억력이 너무 나쁜 듯하여 걱정이다. 내가 해놓고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거나, 과거에 이야기했던 것을 번복한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이 생길 지경이니, 뭐든지 기록해두는 수 밖에 없다. 정말로 머리 속에 지우개라도 들었나 싶다.

얼마 전에는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싶어 새로운 리눅스 배포본 데스크톱 환경에 현지화 편집자(localization editor)로 참여하기로 했다. 개발자는 아니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이제 시작이다. 2016년엔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 기여를 해야지…

관상기도와 성서정과에 따른 성서 읽기는 꾸준히 하지 못했다. 관상기도는 견뎌내지 못하고 회피하고 있다고 봐도 맞다. 나이들수록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면 퇴보하기 마련인데,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일이란, 점점 피하고 싶어지는 일이지 않나 싶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지혜의 시작점일텐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견뎌내지를 못한다. 2016년에는 다시 시작해야겠다.

건이가 나를 많이 닮았다. 그리고 노트북과 같은 기기에 관심이 많다. 건이를 대할 때마다, 예진이에게 내가 이만큼 관대했던가 싶을 때가 있다. 초보아빠로 많이 부족했고, 많이 모자랐던 탓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