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아프다는 소식에도 마음이 무디어졌다.

이번이 마지막이리라는 고비를 몇 번이고 넘기신 어머니는 병약한 몸으로 1970년대 동대문 시장에서 미싱공으로 일하셨다(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그곳, 동대문 의류시장이다). 그곳에서 공장 주인이 준 약을 먹어가며 밤을 새고, 먼지구덩이에서 뒹구셨다.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나의 국민학교 시절부터 어머니는 늘 아프셨다. 아마 그전에도 많이 아프셨을테지…

아직 사순절기는 오지 않았지만, 재의 수요일예식문이 문득 떠오른다.

“인생아 기억하라, 그대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아직은 아니리라 믿는다. 하지만 죽음이 언제나 가까이에 있음을 기억하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다. 죽음을 생각하기에 오히려 삶이 아름답고, 아름다운 끝을 맞이하고 싶다.